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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등지에 핀 연꽃
  • 야무진
    조회 수: 433, 2014.06.28 15:55:10
  •  

    유등지에 핀 연꽃
     

    잠자리에서 일어나 창을 열고 찌푸린 하늘빛으로 눈을 씻었다.

    오늘은 문우들과 청도 유등지에서 연꽃을 보며 야외수업을 하기로 한 날이다

    .소학교 시절 소풍을 가는 것 마냥 마음이 설레고 들뜬 기분이다.  오래 전에 가 보았던 유등지의 연밭이 내 삶의 지나온 모습인양 일렁대고 있다.  
    고희를 눈앞에 두고 바라보는 비 내리는 유등지의 풍경은 더욱 감회가 새롭다.

     

      언제나 유등지를 지키고 있는 산들은 짙푸른 기운으로 청청하다.
      중봉의 산허리에 자욱한 안개가 가물가물하게 멀어져 가는 내 젊은 날을 연상하게 한다.
      망망대해를 헤엄쳐 가던 지난 시절의 내가 세월에 갇힌 유등지에 한 송이 백련으로 피어오른 듯하다. 
      수많은 시련의 순간들처럼 푸른 연잎이 수면을 가득 덮고 있다. 
      어깨와 어깨를 서로 맞댄 둥근 연잎 사이로 수만 송이의 연꽃이 긴 모가지를 뽑아 우아한 자태로 하늘을 떠받든 형상을 하고 있다.

     

    DSC_7542.jpg

    청도 유등지(2007,7,6)

     

    인심이 후덕해 보이는 겹연꽃 피어 있고 노란 꽃술을 뿌리며 애교를 부리는 붉은 연꽃이

    있는가 하면, 아직 봉오리인 채 수줍은 듯 미소를 보내는 연꽃도 있다.
    이 모든 꽃송이가 조화를 이루어 유등지의 연밭에 무상의 향기를 뿜어낸다. 
    둥글고 큰 연잎 한 장을 뚝 꺾어서 우산처럼 머리에 쓰고 싶다. 
    연잎의 손바닥이 쥐고 있는 투명한 물방울을 지친 내 몸 속에 스며들게 하고 싶은
    강렬한 욕망이 솟구쳐 오른다.     
    금방이라도 굴러 떨어질 것 같은 영롱한 모양은 어쩌면 나와 흡사한 것 같기도 하다. 
    산다는 것은 유등지의 연밭을 지나가는 뜬구름 같은 것이 아닐까 싶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한 무리의 잠자리 떼가 연꽃 위를 맴돈다. 
    연꽃 위 뜬구름 아래 춤을 추고 있는 그들의 무리들은 조화를 이루어서
    더욱 황홀한 풍경을 이룬다. 

     

    DSC_7551.jpg

     청도 유등지(2007,7,6)


    살아서 움직이는 생명의 신비로움 속에 무위의 나를 발견한다. 
    잠시 재물에 집착했던 이승의 화려한  시절이 정지하는 순간이다. 
    이것이 바로 삶의 연륜이 아닌가?

    진흙 속에서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청아한 얼굴로 웃고 있는 저 맑고 고운 자태의 연꽃을 보라. 
    혼절하리만큼 아름답지 않은가. 
    지구상에 존재하는 뭇 생명 있는 것들에 대한 연민이 뭉클 솟아오른다. 
    살아서 숨을 쉰다는 것은 축복이다. 

     
    양쪽 어깨가 삐걱거리고 목도 마음대로 돌리지 못할 만큼의 노화 증세가
    나를 고통스럽게 하지만 아무 것도 두렵지 않다.
    지금까지 가졌던 모든 탐심을 버리고 이제 초연한 자세로 여생을 아름답게 살고 싶다.

    언제나 변함없는 유등지에 한 송이 백련으로 피어오를 꿈을 꾼다.

     

    DSC_7562.jpg

    cj청도 유등지(2007,7,6)


    윤호기 : 영천출생. <문예운동>으로 등단. 수필집<세월의 강>

     

    칠순에 등단하고 고희문집 낸 윤호기씨

    "긴긴밤 홀로 일어나 쓰고 지우고 또 쓰고 지웠습니다. 끝없는 번민과 각고를 거듭하며
    작품 하나 탈고하기까지 오랜 생각의 우물파기를 했지요."
    초등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인 칠순의 만학도가 수필가로 등단해 고희문집을 냈다.
    칠곡 왜관에서 중소기업을 경영했던 윤호기(70)씨. 그가 오랜 소망이었던 문학도의
    꿈을 이룬 것은 지난해 가을. 월간 '문학공간' 신인상 수상을 통해서다.

    수상작은 '고원의 나목'과 '학사모를 쓰면서'. 심사위원들로부터 "진실된 삶의 성찰을
    통한 깊고 진솔한 표현"이란 평가를 받았다. "지난 세월의 편린들을 모자이크해서 엮어
    보고 싶은 꿈이 있었다"는 그는 이날 당선의 감격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수없이 지새운 불면의 나날들에 등불 같은 소식이었다.

    그리고 오는 5월 8일 고희(古稀)를 앞두고 수필과 편짓글, 시, 기행문 등을 한데 모아
    '고원의 나목'(도서출판 그루)이란 고희문집을 선보인다
    윤씨는 그러나 "창작 기간이 일천한 글이 과일로 치면 풋과일에 불과하다"며
    "설익은 글을 묶어 세상에 내놓고 보니 두려운 생각이 앞선다"고 했다.
    신문이나 잡지에 나오는 자투리 지식까지 스크랩을 하며 홀로 내공을 쌓아온
    그가 문학적인 열정을 구체화한 것은 2002년 12월 대구 MBC 수필창작반에 등록하면서다.

    "실의와 좌절, 성공과 환희가 교차하는 젊은 날의 생존 현장에서 한발 물러나자 열병처럼
    다가온 것이 어릴 적의 꿈이었던 문학이었습니다. "

    수필 창작 공부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등단의 꿈을 이룬 그는 지난해 5월 대구시인학교
    등이 주관한 진달래산천시회에서 '손목시계'라는 작품으로 우수상을 받았고,
    지난 겨울에는 서울시가 주최한 제4회 한국음식문화개선을 위한 수필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받기도 했다.

    고희문집에서 한 지인은 자수성가한 기업가이자 수필가로도 성공한 그의 삶과 문학을
    한마디로 '피나는 노력과 열정 위에 핀 꽃'으로 표현했다.

    김옥자 청람수필문학회장은 "굴곡진 인생의 노을녘에 문학적 소양까지 겸비한 사람"이라며
    "함축된 언어들 속에 담긴 철학과 사랑이 그래서 더 가슴에 와닿는다"고 했다. 윤씨를 지도했던
    수필가 곽흥렬(46)씨는 "젊은 작가들이 표현할 수 없는 삶의 농후한 흔적들이 묻어 있어
    교훈과 감동을 함께 안겨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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